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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81호 / 기획특집 ① / 우주 개발

2024-04-30 838

우주 개발

2024년 1월 20일, 일본의 탐사선 슬림(SLIM)이 달 착륙에 성공했습니다. 앞서 구소련과 미국, 중국이 달 착륙에 성공했고, 지난해에는 인도의 찬드라얀 3호가 달 착륙에 성공했기에 슬림은 세계 5번째로 달에 착륙한 탐사선이 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달 탐사선 다누리를 2022년 8월에 발사했고, 현재 달 궤도를 돌며 달 탐사 임무를 수행 중입니다. 이처럼 20세기 중반에 우주 개발을 시작한 이래로 우주 개발에 참여하는 국가의 수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지구관측 위성 분야를 넘어 화성 등 우주탐사 분야에도 진입하며 인류의 우주 개발이 더욱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인류는 왜 우주 개발에 힘쓰고 있는 것일까요? 우주 개발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우리는 우주 개발을 통해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 것일까요? 이번 기획 특집을 통해 우주 개발의 이유, 우주 개발의 방법, 그리고 우주 개발의 이점에 대해 알아봅시다!

 

 


 

기획특집 ①
우주 개발의 이유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국가들은 왜 우주 개발을 추진하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매우 다양한데요. 학문적 연구, 경제적 이익 등을 위해 우주 개발이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인류의 멸종을 불러올 수도 있는 소행성 충돌의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도 우주 개발이 필요합니다. 이번 꼭지에서 해당 내용에 대해 알아봅시다!

 

우주 개발의 이유: 소행성 충돌의 위협

그림 1. 퉁구스카 폭발 당시 삼림이 파괴된 모습

흔히 소행성 충돌이라 하면 백악기-팔레오기 대멸종1을 떠올릴 것입니다. 이 때문에 소행성 충돌은 우리와 먼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비교적 최근에도 소행성 충돌로 인한 피해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1908년 러시아에서 직경 50~80 m의 소행성이 공중에서 폭발하는 퉁구스카 폭발로 무려 2,000km2의 숲이 파괴되었고, 2013년에는 첼랴빈스크 운석우 사건으로 인해 약 1,500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적도 있습니다. 직경이 수 킬로미터에 달하는 소행성도 매우 많은데, 겨우 직경 수십 미터의 소행성이 충돌하지 않고도 이 정도의 위력이라면 소행성 충돌은 얼마나 위협적일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소행성 발견
소행성 충돌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먼저 지구에 근접한 소행성을 탐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때 지구 근접 소행성이 너무 작거나 햇빛에 가려지면 관측에 어려움이 발생하는데요. 이러한 경우, 고성능 광시야 암흑에너지 카메라(DECam)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림 2. DECam의 내부 구조(좌) / 그림 3. 전하 결합 소자(우)

그림 2에서 대각선으로 놓인 흰색 원통형 팔 부분이 헥사포드라고 불리는 구조입니다. 헥사포드는 공압 실린더2를 이용한 6개의 피스톤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실린더 내부 기체가 압력을 받으면 피스톤이 위아래로 움직이며 헥사포드가 길어지고 짧아집니다. 이 헥사포드에는 빛을 통과시키는 셔터, 빛의 세기를 조절하는 필터, 그리고 빛을 모으는 렌즈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때 초점을 맞추기 위해 헥사포드가 움직이며 이들의 위치를 조정합니다. 위치 조정 이후 셔터가 열리면 안쪽의 전하 결합 소자에 빛이 전달됩니다. 광다이오드3로 이루어진 전하 결합 소자는 그림 3과 같이 기판에 얇은 두께의 실리콘 절연층이 있고, 수많은 축전기4가 서로 연결되어 있는 소자입니다. 빛이 전하 결합 소자에 조사되면 광다이오드가 이를 전자로 전환합니다. 이때 조사된 빛의 양에 따라 생성되는 전자의 양이 결정되며, 축전기에 그만큼의 전하5가 저장되고 주변의 축전기로 전하가 전달됩니다. 이렇게 전달되는 전하량이 신호가 되어 컴퓨터가 이 신호를 인식하고 이미지로 변환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카메라로 관측한 물체를 이미지로 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토리노 척도와 팔레르모 척도
이렇게 발견된 소행성의 위험성을 분류하기 위해서는 기준이 필요한데요. 그중 하나가 바로 토리노 척도입니다.

그림 4. 토리노 척도 표

토리노 척도는 지구 근접 천체의 운동 에너지와 충돌 가능성을 모두 고려하는 척도로, 천체의 위험도를 가장 위험하지 않은 단계인 0부터 가장 위험한 단계인 10까지 분류합니다. 따라서 천체의 운동에너지는 매우 크지만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거의 없거나, 충돌 가능성이 높아도 운동에너지가 매우 작다면 토리노 척도는 0이 됩니다. 현재 NASA가 분류한 지구 근접 천체 중 토리노 척도가 1 이상인 것은 DECam으로 관측한 2023DW가 토리노 척도 1로 유일합니다. 척도를 1로 분류한 천체가 단 1개밖에 없는 만큼, 토리노 척도는 위험도를 민감하게 분류하는 기준은 아닙니다. 이렇기에 과학자들은 토리노 척도 대신 팔레르모 척도를 이용합니다.
팔레르모 척도(PS)는 천체 충돌의 상대 위험도를 로그 스케일6로 나타내는 척도이며, 그 위험도는 아래와 같이 나타낼 수 있습니다.

PI는 소행성이 지구에 영향을 줄 확률, DT는 사건이 발생하기까지의 시간(연 단위)을 나타냅니다. 추가로, 다수의 천체가 충돌하는 가능성을 계산하는 경우 누적 팔레르모 척도(PScum)를 사용합니다.

팔레르모 척도가 -2보다 작은 경우 소행성의 충돌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2와 0 사이의 값은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한 상태로 분류합니다. 이렇게 인류는 체계적인 기준을 세워 외부 천체의 충돌이라는 잠재적 위협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소행성의 궤도를 직접 바꾸다: DART 프로젝트

그림 5. DART 프로젝트 재현 그림

소행성 2023DW처럼 지구에 잠재적 위협이 되는 소행성의 충돌 방어 전략 시험을 목적으로, NASA는 2022년 9월에 DART(Double Asteriod Redirection Test) 프로젝트를 실시했습니다. DART란 쌍소행성 궤도 변경 실험을 의미하고, 그림 5에서 볼 수 있듯 디모포스 소행성(Didymos B)7에 우주선을 충돌시켜 소행성 궤도를 변경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이 충돌 프로젝트로 디모포스의 공전주기가 약 33분 줄어 예상보다 더 큰 효과를 내었는데요. 이런 결과가 나오게 된 이유를 함께 알아볼까요? 이를 위해 DART 우주선의 운동량 중 얼마나 많은 운동량이 디모포스로 전달되는지를 구해야 합니다. 추가로, 디모포스는 아주 약한 중력으로 여러 암석을 잡고 있는 특이한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이 구조로 인해 충돌 시 퍼져나가는 분출물이 디모포스의 운동량을 변하게 하므로, 분출물의 운동량을 구해야 합니다. 이는 운동량 보존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고, 이에 대한 수식은 아래와 같습니다.

MΔv는 디모포스의 운동량 변화량을 말하며, mU는 충돌 전 DART 우주선의 운동량, Ε ̂은 분출물 운동량의 방향입니다. m(β -1)(Ε ̂∙U)Ε ̂는 분출물의 운동량인데, m(β -1)(Ε ̂∙U)Ε ̂가 0에서 멀어질수록 분출물이 디모포스의 운동량 변화에 더 많이 기여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림 6. 우주선 충돌 전후의 디모포스 궤도 변화

이때 분출물의 운동량 변화의 기여 정도를 구하기 위해, 분출물의 운동량과 우주선 충돌 전 운동량의 비율을 나타내는 β의 값을 알아야 합니다. 이때 구하고자 하는 β에 대해 소행성의 운동 방향을 나타내는 단위 벡터8 êt과 Δv로 아래와 같이 식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때 β 값이 1 근처일 경우 첫 번째 식의 m(β -1)(Ε ∙U)Ε ̂항이 0에 가까운 값을 갖게 되므로, 분출물이 디모포스의 운동량 변화에 크게 기여하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β 값이 2보다 큰 경우, 디모포스 소행성의 운동량 변화량에 분출물이 기여한 정도가 우주선이 직접 전달한 운동량보다 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계산 결과, β 값은 약 3.61 (1σ) 로 소행성 분출물로 인해 발생한 운동량이 우주선 충돌 운동량의 약 3.6배 정도로 매우 컸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그림 6에서 볼 수 있듯 디모포스의 궤도가 실선에서 점선으로 예상보다 크게 변경되었던 것입니다.
지금까지 소행성 관측 기술, 토리노 척도와 팔레르모 척도, 그리고 DART 프로젝트를 살펴보았습니다. 이렇게 인류는 소행성 충돌에 대비하고 있지만, NASA에 따르면 아직 발견되지 않은 소행성은 약 1만 5천여 개에 달한다고 합니다. 만약 발견되지 않은 거대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한다면 인류는 생존하기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따라서, 새 주거지 탐색 등 외부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한 새로운 해결책을 찾기 위해 인류는 계속해서 우주 개발을 진행해야 합니다. 다음 꼭지에서 우주 개발은 어떤 방법으로 이루어지는지 알아보도록 합시다!

 

글. 무은재학부 23학번 29기 알리미 박태준

 

[각주]
1. 기원전 6,600만년 전 일어난 대멸종으로, 흔히 ‘공룡 대멸종’이라고도 알려져 있음
2. 압축 가스(공기)를 밀어내는 방식으로 운동하는 원통형 피스톤
3. 빛을 전류로 전환하는 반도체 소자
4. 두 금속판이 마주보고 있는 구조로, 전하를 저장하는 장치
5. 어떤 물질이 갖고 있는 전기의 양
6. 광범위한 숫자를 로그를 이용하여 비율로 간결하게 표현하는 방법
7. 그림 5에 나타난 Didymos B의 다른 이름
8. 크기가 1인 벡터
[그림 출처]
그림 1. “소행성 충돌의 위력은 어느 정도일까? 소행성 충돌을 막기 위한 DART 프로젝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2022.10.19.
https://blog.naver.com/haspr/222904336147
그림 2. Roy Briggs. “DECam The Dark Energy Survey Camera”.
  SlidePlayer .2009. https://slideplayer.com/slide/12874318/78/images/7/EPS-HEP2009+DECam+I.Sevilla.jpg
그림 3. “Definition of charge coupled device (CCD)”. Chemicool Dictionary. https://www.chemicool.com/definition/charge_coupled_device_ccd.html
그림 4. “토리노 척도”. 「위키피디아」. https://ko.wikipedia.org/wiki/%ED%86%A0%EB%A6%AC%EB%85%B8_%EC%B2%99%EB%8F%84
그림 5. “DART”. THE EUROPEAN SPACE AGENCY. https://www.esa.int/Space_Safety/Hera/DART
그림 6. Graykowski, A., Lambert, R.A., Marchis, F. et al. 「 Momentum transfer from the DART mission kinetic impact on asteroid Dimorphos」. 2023. https://doi.org/10.1038/s41586-023-05852-9
[참고 자료]
1. 곽노필. 「이 소행성, 23년 뒤 지구 충돌할까…위험도 1위가 바뀌었다」. 『한겨례』. 2023.03.10. https://www.hani.co.kr/arti/science/science_general/1083010.html
2. “Dark Energy Camera(DECam)”. THE DARK ENERGY SURVEY. 2016.01. https://www.darkenergysurvey.org/the-des-project/instrument/
3. Graykowski, A., Lambert, R.A., Marchis, F. et al. “Momentum transfer from the DART mission kinetic impact on asteroid Dimorphos.”. Nature 616. (2023): pp. 461–464.
4. “Palermo Technical Impact Hazard Scale”. NASA. https://cneos.jpl.nasa.gov/sentry/palermo_scale.html
5. Steven R. Chesley, Paul W. Chodas, Andrea Milani, Giovanni B. Valsecchi and Donald K. Yeomans. “Quantifying the Risk Posed by Potential Earth Impacts”. Icarus 159. (2002): pp. 423-432.
6. Tom Diehl. “The Dark Energy Survey Camera”. Fermi National Accelerator Laboratory.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