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
POSTECH, 이온성 액체가 예거* 움직이는 인공근육 만들까
화학 박문정 교수팀, 저전압 전기감응성 고분자 액츄에이터 개발
최근 개봉되어 화제를 모으고 있는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퍼시픽 림>에 나오는 로봇 ‘예거’를 살펴보면 인간의 동작이 로봇에 전달되어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팔과 다리가 움직인다. 이는 바로 생체를 모방해 만든 인공근육이 탑재되어 있기 때문인데, 이 인공근육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전기에 반응하는 액츄에이터(actuator)*1가 필요하다. 특히 예거와 같이 사람의 움직임처럼 정밀하게 움직이는데 사용되는 인공근육은 더더욱 사용 전압을 낮추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화학과 박문정 교수․박사과정 김온누리 씨 팀은 나노구조를 가진 술폰화된 블록공중합체(Block copolymers)에 이온성 액체를 넣어 1V 이하의 전압에서도 빠르게 반응하는 전기 감응성 고분자 액츄에이터(electroactive polymer actuator)를 개발,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지 최신호를 통해 발표했다.
최근 생체 모방형 기술의 발전에 따라 특히 로봇이나 생체근육의 대용기능으로 사용될 인공 근육에 필요한 전기 감응성 액츄에이터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 중 고분자 액츄에이터는 중량이 적고, 유연성이 뛰어나며 기계적 강도가 높은데다 비용면에서도 유리해 학계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는 분야다.
하지만, 지금까지 발표된 고분자 액츄에이터는 4~5V 이상의 높은 전압에서만 느리게 반응하고, 무엇보다 공기 중에서 안정적인 구동이 불가능해 실제 생체 모방형 기기에 적용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잘 정렬된 나노 구조의 고분자 내부에 공기 중에서도 전기화학적으로 안정되어 있는 이온성 액체를 넣어 전달 효율과 기계적 안정성을 높인 액츄에이터를 개발하는데 목표를 뒀다. 특히, 인간 친화적 생체 모방형 액츄에이터로 적용하는데 가장 필수적으로 해결해야 할 점을 낮은 구동 전압으로 판단, 소형 배터리에서도 장기간 안정적으로 구동할 수 있는 액츄에이터를 개발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 1V 미만의 전압에서도 1초내에 수 mm를 움직일 수 있는 액츄에이터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인공근육과 같은 생체 모방형 기기를 고작 1.5V AAA사이즈의 배터리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구동시킬 수 있다는 의미라고 연구팀은 전했다.
연구를 주도한 POSTECH 박문정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는 전기 감응성 액츄에이터의 구동 전압을 크게 낮춰 전압이 낮아야만 사용할 수 있는 인간 친화적 기기 개발의 기반을 닦았다는데 그 의미가 있다”며 “마이크로 센서는 물론 로봇공학과 인공 근육 등 생체 모방형 기술에 응용 가능성이 뛰어나다고 평가받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의 글로벌프론티어 사업, 중견연구자 지원사업 WCU(세계수준 연구중심대학)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