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
POSTECH 공동연구팀, ‘모래시계’개념 약물전달장치 개발 (2010.7.29)
한 번 체내 투여로 2달간 지속적 약물 전달 가능··· 성장호르몬, 항암 치료에 큰 도움
학제간 융합연구로 성과 올려··· 美 ACS Nano 7월호 ‘우수 성과’로 소개
‘모래시계’처럼 일정한 양의 단백질 약물이 2달 이상 지속적으로 흘러 나오도록 하는 새로운 약물전달 장치가 국내 연구진들에 의해 개발됐다. 이 장치는 매일 인간성장 호르몬을 투여해야 하는 왜소증 환자이나 인터페론 등의 약물을 일주일에 3회 이상 투여해야 하는 항암치료에도 효과적으로 이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화학공학과 김진곤 교수, 화학공학과 박사후연구원 양승윤・한세광 교수, 신소재공학과 박사과정 양정아・생명과학과 최관용 교수 공동연구팀은 나노미터 크기의 원통형 나노 채널을 제작하고, 이를 서방형 단백질 약물전달 실험에 이용해 일정한 속도로 2달 이상 지속적으로 단백질 약물을 방출시키는데 성공했다.
미국화학회가 발행하는 나노 분야 권위지 ACS Nano 7월호에 게재됐으며 게재된 논문들 가운데 우수한 연구성과를 골라 향후 응용분야를 설명하는 ‘퍼스펙티브(Perspective)’란에 별도로 소개되며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세계적 다국적 제약회사 호프만-라로쉬(Hoffman-La Roche) 사가 개최하는 ‘로쉬 마르코폴로 학술대회(Roche Marco Polo Symposium)’에서 우수연구논문상을 수상하여 연구의 우수성과 산업적 가치를 인정받은 이번 연구결과는 비용절감 효과뿐만 아니라 매일 번거롭게 약물을 투여해야 했던 환자들의 편이성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금까지 인간성장호르몬이나 항암치료제인 인터페론과 같이 단백질 약물을 반복적으로 투여해야하는 경우 생분해성 고분자 내에 약물을 충전하는 방법을 사용해왔지만, 이 방법은 고분자가 분해될 때 약물의 변성이 일어나 약효가 저하되거나 면역반응이 발생하는 등의 부작용을 야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POSTECH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이 기술은 블록공중합체의 자기조립 성질을 이용해 원통형의 나노경로(channel)를 가지는 나노기공막을 만들어, 단백질 약물 크기의 1.7배 정도로 경로의 크기를 조절해 모래시계의 작동원리와 같은 ‘직선형 확산
(single file diffusion)’을 유도했다.
이 방식을 이용하면 한 번에 한 개의 단백질 입자만 경로를 통과할 수 있기 때문에 모래시계처럼 저장부에 있는 약물의 양에 관계없이 일정한 속도로 단백질이 체내로 방출된다. 또한, 단백질의 방출이 압력이나 외부 힘에 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단백질 약물의 변성이 일어나지 않아 부작용도 줄일 수 있다.
연구를 주도한 화학공학과 김진곤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약물전달장치는 다양한 단백질 의약품 및 바이오시밀러 약물 전달에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여러 의료기기에도 간편하게 장착될 수 있다”며 “매일 투약해야 했던 환자들의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으며 경제적인 면에서도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지원하는 ‘창의적 연구 진흥사업’, ‘신기술융합형 성장동력사업’, ‘지역혁신인력양성사업’, 신풍제약의 지원 아래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