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CHIAN Today
3D Printing으로 여는 미래의 개인 맞춤형 의료 시대
미국의 인기 의학 드라마 ‘Grey’s Anatomy’를 보면 닥터 양이 3D Printing을 이용하여 간문맥(肝門脈)*1을 만들고, 닥터 그레이가 환자에게 이식할 심장을 3D Printing으로 만들려고 시도하는 장면이 나온다. 드라마에서만 가능할 것 같은 일들이 3D Printing과 Biomedical의 결합으로 가까운 미래에 실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13년 연두교서(State of the Union Address, 미국 대통령이 매년 의회를 상대로 하는 국정 보고)에서 연설을 통해 3D Printing 기술을 이용한 미래 제조기술의 혁신을 강조했고, MIT의 Technology Review 2013에서는 3D Printing 기술을 10대 돌파구 기술(10 Breakthrough Technologies) 중 하나로 선정하였다.
3D Printing이라는 용어가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했던 1990년대부터 3D프린팅을 활용한 맞춤형 의료 실현을 목표로 연구하고 있는 POSTECH 기계공학과 조동우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Q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바쁘신 와중에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처음 교수님께서 POSTECH에 부임하시기로 결심하시게 된 계기에 대해 말씀 부탁 드립니다. 또, 재직하시면서 언제 가장 보람을 느끼셨는지요?
A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제가 POSTECH에 부임하게 된 계기요? 여러분 들이 상상하시는 것과 같은 특별한 계기는 없었습니다.(웃음) 1980년대에도 지금처럼 교수가 되기란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려웠습니다. POSTECH에서 처음 교수 제의를 받고 바로 포항으로 내려왔고, POSTECH 개교 초창기 멤버 중 한 명이 되었습니다.
교수로 재직하면서 보람을 느낀 순간은 많았습니다. 다른 무엇보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여 성공한 제자들을 보면 큰 보람을 느낍니다. 개교 초창기에 POSTECH에 입학한 학생들 중에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제 12명정도의 제자가 국내대학의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포기하기 하지 않고 노력해서 성공한 제자들의 모습을 보면 정말 뿌듯합니다. 제자들이 잘되는 모습을 보는 것 이상으로 저에게 큰 기쁨을 주는 것은 없습니다.
Q
교수님의 기억에 남는 은사님 혹은 롤모델이 계신지요?A 롤모델과는 조금 다른데요. 개인적으로 존경하고 따르던 분이 계셨습니다. POSTECH 기계공학과에 계셨던 故권태헌 교수님이신데요. 교수님께서 돌아가셨을 때 국제학회인 Polymer Processing Society와 한국유변학회에서 추모세션을 개최 할 정도로 학문적으로 뛰어나셨을 뿐만 아니라 인품도 아주 훌륭하셨습니다. 평소에는 어린이처럼 순수하고 온화하셨지만 불의를 보면 참지 않고 후배들과 학생들의 편에 서주셨고, 저희를 항상 따뜻하게 감싸주셨습니다.
Q
3D Printing와 Biomedical을 결합시킨 연구를 시작 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A 저는 원래 Manufacturing 분야의 연구를 했었고, 3D Printing 연구는 90년대 말부터 시작했습니다. 3D Printing이라고해서 특별한 것은 아니고 Manufacturing의 한가지 방법입니다. 다만 기존에 우리가 생각했던 Manufacturing은 힘을 가해서 소재를 휘게 만드는 방식이나, 몰딩을 이용해 찍어내는 방식이나, 조각하는 방식 등 이었는데요. 앞서 말씀 드린 방식들처럼 원소재를 갖고 깎는 등의 방식으로 만드는 것이 Top-Down이라고 한다면, 3D Printing은 Bottom-Up의 방식으로 기존의 Manufacturing과는 다른 방식이죠. ‘기존의 Manufacturing 방식과는 다른 방식의 3D Printing을 한번 해보자’ 라고 해서 시작하게 되었죠.
2000년대에 들어와서 어느 분야에 3D Printing 연구를 적용 시킬까 고민하던 중, Biomedical과 결합시키면 가장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죠. 3D Printing과 Biomedical을 결합시킨 분야 중에서도 시장성과 사업성이 있는 분야에 대해 고민하다가 2000년대 중반부터 세포를 이용해서 조직을 재생시키는 조직공학 분야에 결합하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고 관련 연구를 해오고 있습니다.(CBS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인공장기를 프린트하다 @조동우 포항공대 교수)
Q
2014년 6월 Nature Communications誌를 통해 세포 조직 제작이 가능한 3D Printing용 바이오 잉크 개발 성공을 발표하셨는데요. 아직 바이오 잉크라는 용어가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합니다. 바이오 잉크란 무엇인가요?A 우리가 프린터를 할 때 잉크로 프린트를 하잖아요? 3D 프린트에 사용되는 ABS, PLA, 메탈파우더 등 플라스틱 이나 금속 소재도 잉크라고 부를 수 있겠지요. 실제 생체조직재생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Biomedical 혹은 Biological Material 같은 우리 인체에 유해하지 않은 재료를 사용 해야 합니다. 세포를 포함하거나 하이드로젤과 같이 세포는 포함하지 않고 있지만 우리 몸에서 추출해 우리 몸에 넣어도 유해하지 않은 3D Printing용 잉크를 바이오 잉크라고 합니다.
Q
서울 성모병원 성형외과 이종원 교수님, 티앤알바이오팹㈜와 함께 3D 프린팅 기술로 제작한 재생용 구조체를 환자에게 성공적으로 이식하셨는데요.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하시게 된 계기와 프로젝트에 대해 말씀 부탁 드립니다.A 질문하신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전에 태어날 때부터 코와 콧구멍이 없던 몽골소년에게 3D Printing으로 만든 맞춤형 인공 콧구멍과 기도 지지대를 이식하는 프로젝트에 먼저 참여했었습니다. 이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서 먼저 성형외과 의사가 가슴뼈를 떼어서 코를 만들어 붙이고, 이비인후과 의사가 구멍을 뚫어 기도를 만드는 수술을 했는데요. 그 다음이 문제였습니다. 이비인후과 의사가 뚫은 구멍이 우리 몸의 재생능력 때문에 자꾸 막히는 것이죠. 그래서 의료진이 저에게 CT이미지를 보내주며 3D Printing을 이용하여 환자 맞춤형으로 만든 Stent 역할을 할 수 있는 기도 지지대를 만들어 달라고 의뢰를 했습니다. 다른 Manufacturing의 방법을 이용했다면 몰딩를 만들어야 해서 시간뿐만 아니라 돈도 많이 들었겠죠. 하지만 3D Printing이 가진 특성을 이용해 환자에게 적합한 기도 지지대를 제작해 이식에 성공했습니다.
이 성공 사례를 듣고 질문하신 프로젝트의 환자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이 환자는 어릴 때 암에 걸려서 안면골의 뼈를 거의 들어냈고, 오랜 방사선 치료로 뼈의 성장이 거의 멈춘 상태였는데요. 이 환자의 CT이미지를 갖고 3D Printing을 이용해서 인공지지체를 만들었어요. 골막*2 안에 있는 세포들이 모든 구멍에 잘 스며들도록 제작된 인공지지체를 함몰된 안면골의 뼈 부위에 이식했습니다. 이 지지체는 세포가 자라기 위한 지지체의 역할만 하고 세포가 다 자라면 자연스럽게 사라집니다. 수술 결과는 성공이었습니다.(관련기사 보기)
Q
교수님의 향후 연구 계획에 대해 말씀 부탁 드립니다.A 저는 지속적으로 3D Printing과 Biomedical을 결합시킨 분야에 대해 연구를 할 것입니다. 제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인공장기를 만드는 것 입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이 상상하시는 뛰는 심장을 만드는 것은 아마 제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동안은 실현되기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목표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실제로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좋은 기술들이 많이 개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교수님께서 POSTECHIAN들에게 해주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부탁 드립니다.A 요즘은 학제간의 경계가 허물어져 협업을 하지 않으면 연구 하기 어려운 시대 입니다. 또한, 자신의 전공분야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습득해야 폭 넓은 연구가 가능합니다. 저는 넓은 시야로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폭 넓은 지식을 습득하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1.
간문맥(Portal Vein)위장관과 지라 등에서 흡수한 영양성분을 운반하는 혈액이 간의 모세혈관으로 흐르는 혈관.
2. 골막(Periosteum)
뼈의 표면을 싸고 있는 황백색의 얇고 강인한 막으로, 다수의 혈관과 신경을 간직.
뼈의 표면을 싸고 있는 황백색의 얇고 강인한 막으로, 다수의 혈관과 신경을 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