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학년도 입학식사

2023-02-17 250

안녕하십니까, 총장 김무환입니다.

오늘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학업을 어렵게 마치고 포스테키안의 일원이 된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그리고, 이 귀한 자녀들을 포스텍에 보내주신 학부모와 가족 여러분 감사합니다.

내빈 여러분, 새로운 포스테키안들을 환영하는 뜻과 또한 이들을 잘 길러주시고 포스텍에 보내주신 가족 여러분께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잠시 박수를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랑하는 신입생 여러분, 지난 한 주간 포스텍에서 지내면서 포스텍의 많은 것을 보고 들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특히 포스텍 캠퍼스는 많은 장점이 있지만, 그리 잘 알려지지 않은 한 가지를 꼽자면 바로 나무입니다. 수만 그루의 나무에 둘러싸인 대학 캠퍼스는 사계절을 매일 실감하게 해줍니다. 너무 좋은 자연환경이라 천연기념물을 비롯한 여러 동물이 서식하고 있어서 여러분의 선배들은 학교를 여러 뜻을 담아 <포스텍 동물원>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오늘은 바로 이 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여러분께 전하고자 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크고 오래 사는 나무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바로 뉴질랜드 국토의 4%를 차지하는 ‘카우리 나무’입니다. 무려 쥐라기 시대부터 있던 나무로, 뉴질랜드에서 가장 큰 나무는 높이가 무려 51m에 이른다고 합니다.

뉴질랜드의 한 과학자가 숲을 걷다가 우연히 카우리 나무의 신기한 그루터기를 발견했습니다. 보통 그루터기는 나무를 베고나면 남은 잔해다 보니, 죽은 것이 당연하지만 신기하게도 이 나무는 여전히 살아 있었던 겁니다. 무려 150년을 말이죠. 이 나무는 대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요?

그루터기가 아직 건강한 나무였을 때, 그 뿌리가 숲속 다른 나무의 뿌리와 서로 연결되었고, 나무가 베인 후에도 계속 이 그루터기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다른 나무들이 양분과 물을 교환해줬던 겁니다. 그렇게 이 베인 나무는 150년 이상을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카우리 나무 외에도 150종에 달하는 나무들이 이렇게 뿌리를 연결해 날이 가물면 물을 나누고, 경사진 곳에서는 서로 뿌리를 지탱하면서 살아갑니다. 그야말로 나무의 ‘상생’입니다.

한 그루의 나무는 혼자 살아남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 우리가 밟고 있는 이 땅 밑은 나무 사이의 네트워크가 촘촘히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습니까? 아마도 이 강당 주변의 메타세쿼이아나 다른 나무 역시도 그렇게 개교 이래 포스텍을 37년간 굳건하게 지켜왔으리라 생각합니다.

인간 역시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처럼, 다양한 사회적 네트워크 속에서 살아갑니다. 포스테키안도 그렇습니다. 여러분 가족의 구성원이나 포스텍이라는 대학뿐만 아니라, 분반, 동아리, 학과, 소모임까지 수많은 공동체에 소속되어 살아가게 될 겁니다. 그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숲속 나무들처럼 어려운 일은 서로 돕고, 나누는 ‘함께’라는 공동체 의식입니다.

여러분 개개인이 포스테키안이 된 것은 개인의 성취라고 생각하겠지만, 그 뒤에는 학부모님과 가족의 지원과 지지, 여러 선생님의 가르침, 친구들과의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포스텍이 여러분의 자랑스러운 대학으로 성장하기까지 그 뒤에는 수많은 지원과 지지가 있었던 것처럼, 그 누구도 혼자 이루어내는 성취는 없습니다.

여러분이 또한 잊지 말아야 할 나무의 이야기는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이 뿌리 연결이 서로 같은 나무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유전적으로 다른 나무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겁니다.

이와 달리, 인간에게는 늘 갈등이 일어납니다. 바로 각자의 ‘다름’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나무들은 살아가기 위하여 다름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서로 배려하면서 함께 살아갑니다.

오늘 입학하는 799명의 학생들은 저마다 다릅니다. 태어난 환경도, 포스텍에 입학한 이유도, 미래의 꿈도 다릅니다. 다름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일은 쉽지 않지만, 바로 그것이 대학 캠퍼스에서 배워야 하는 것입니다.

신입생 여러분!

여러분은 모두 포스텍 교수님들이 인정한, 저마다의 특별함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그 특별함을 사회를 위한 가치로 키워가기 위해, 포스텍이 정성껏 마련한 프로그램들을 마음껏 즐기고, 또한 공부하며 대학 생활을 즐기길 바랍니다. 그 과정에서 옳고 그름을 구분하고 아무리 어렵더라도 옳은 일을 선택하는 윤리와 용기를, 그리고 어떤 상황 속에서도 약한 이들을 살필 줄 아는 이타심을 배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

존경하는 학부모와 가족 여러분!

포스텍을 믿고 맡겨 주신 이 귀하고 소중한 인재들을 진심을 담아 잘 키워내겠습니다. 계속해 대학도 끊임없이 혁신하고 노력하겠습니다. 포스텍이 걸어가는 길을 따뜻한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시면 기쁘겠습니다.

다시 한번, 여러분의 입학을 축하하고 환영합니다.

감사합니다.

2023년 2월 17일

총장 김 무 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