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학년도 입학 환영사
포스텍의 새 구성원이 된 신입생 여러분, 진심으로 입학을 축하드립니다. 신입생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자랑스럽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헌신적으로 뒷바라지해 주신 학부모님과 가족 친지분들께도 감사와 존경을 담아 인사를 전합니다.
마음껏 축하 드리고, 함께 기쁨을 나누고 싶지만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 19로 인해 인사말로 대신함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잘 아시다시피 구성원들의 건강을 위하여 부득이 온라인으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음을 이해하여 주시고, 이 기간은 상황에 따라 더 연장 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생기와 활력으로 채워진 강의실과 캠퍼스에서 여러분과 다시 만날 때까지 건강에 유의하여 주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모든 구성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어느 때보다 ‘함께의 힘’이 필요한 때입니다. 이 어려운 시간도 함께라면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포스텍은 1986년 우리나라와 인류사회 발전에 필요한 과학과 기술을 깊이 있게 연구하고, 지식과 지성을 겸비한 우수 인재를 양성하며, 산학연 협동을 통하여 연구성과를 전파함으로써 사회와 인류에 봉사한다는 목적으로 설립되었습니다. 이러한 건학이념을 바탕으로 지난 34년간 놀라운 역사를 이뤘고, 2019년에는 ‘소규모 세계대학평가’에서 세계 3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100대 대학’ 순위에서 세계 12위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포스텍은 이런 최고 순위에 안주하지 않습니다. 미래의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세계에서도 보기가 드문 3세대,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구축했으며, 국내에서 처음으로 블록체인기술을 캠퍼스에 도입했고, 작년에는 미래 핵심기술의 근간이 될 인공지능대학원을 유치했습니다. 이처럼 포스텍의 선택은 늘 벽을 뛰어넘는 것이었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었으며, 더 많은 사람과 나누는 것이었습니다.
포스텍의 교수, 학생 그리고 구성원들은 다른 대학교와 달리, 앞으로 다가올 4차산업혁명시대, 투철한 국가관과 창조적 지성, 그리고 풍부한 인간성을 갖춘 “미래 사회의 지도자”로서의 숭고한 이념과 막중한 사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들을 포스테키안이라고 부릅니다.
포스테키안이 된 신입생 여러분, 여러분은 뛰어난 두뇌와 영민함을 갖추고 있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포스텍에 입학한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따뜻한 마음과 끝없는 도전의식을 가진 사람입니다. 여러분의 첫 선택이 ‘포스텍’이라는 것이 그것을 증명합니다. 앞으로 포스텍에서 대학 생활은 여러분이 미래 사회의 지도자로서, 세계로 뻗어가기 위한 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저는 오늘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포스테키안 여러분께 두 가지 당부를 드립니다.
하나는, 과감하게 틀을 깨십시오! 여러분이 속한 ‘무은재(無垠齋)’ 학부는 학문의 경계가 없습니다. 배우고자 하는 열망 앞에 정원도, 성적도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세계 자매대학과의 교류, 온라인 공개수업(MOOC) 등 국경과 진로의 장벽 또한 없을 것입니다. 여름방학 3개월 동안 국내외 유수의 기업, 연구소에서 실험적인 경험을 통해 사회를 먼저 겪어 보십시오. 봉사활동은 어떻습니까? 자신의 영역을 하나의 전공, 하나의 선택에 가두지 말고 폭넓게 사고하고, 깊이 있게 지식을 습득하고, 유연하게 지혜를 발휘하시기 바랍니다. 저희는 과학기술 발전을 통한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갈 여러분의 발걸음과 함께 하겠습니다.
또 하나는, 마음껏 실패하십시오! 아마도 여기 계신 여러분은 실패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왔겠지요. 실패란 도전이라는 말과 짝을 이룹니다. 지금의 자리에 안주하고, 누군가가 닦아놓은 길만 간다면 실패할 일이 없겠지요. 과학은 도전과 실패의 반복으로부터 진일보한 역사이며, 대학은 도전과 실패를 거듭할 수 있는 소중한 배움터입니다. 마음껏 도전하고 실패하십시오. 여러분이 딛고 일어서야 할 그곳에 친구로서, 선배로서, 은사로서 포스텍이 함께 있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덧붙이자면, 지금 옆에 있는 친구들을 봐주시기 바랍니다. 앞으로 이들과 함께 배우고, 즐거움을 나누며 소중한 경험을 공유하게 될 것입니다. 이들은 힘든 일이 있을 때 의지 할 수 있는 버팀목이 될 것이며, 때로는 느슨해진 열정을 채찍질하는 경쟁자가 될 것이며, 여러분의 삶을 풍요롭게 함께 할 동반자가 될 것입니다. 지금 바로 곁에 있는 이들과 평생을 간직할 우정을 쌓으시기 바랍니다.
신입생 여러분, 다시 한 번 포스텍에 오신 것을 환영하며 이제 우리 함께 나아갑시다.
2020년 3월 16일
총장 김 무 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