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
환경 권세윤 교수팀, 지구의 끝, 북극을 위협하는 수은을 쫓아라
[POSTECH · 극지연구소 공동 연구팀, 북극 생태계 위협하는 수은의 새로운 경로 규명]
환경공학부 권세윤 교수 · 통합과정 임승현 씨 연구팀이 극지연구소 연구팀과의 연구를 통해 북극에서 생활하는 생물들이 높은 농도의 수은에 노출되는 경로를 규명함으로써 북극 생태계 보호를 위한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중 하나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수은(Hg)은 상온에서 유일하게 액체로 존재하는 금속으로 석탄의 연소나 폐기물 소각 등을 통해 환경으로 배출되며, 사람과 자연에 매우 치명적이다. 그런데, 최근 수은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북극에 서식하는 북극 대구와 북극곰에서 예상보다 높은 수은 농도가 검출되어 북극 생태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북극을 수은 오염으로부터 보호하려면 주요 유입 경로와 출처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하지만 기존 분석법은 수은의 총량 측정에만 집중해 정확한 분석에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POSTECH · 극지연구소 연구팀은 수은의 안정 동위원소*1 7종을 활용한 분석법을 도입했다. 수은은 대기나 해양, 육지 등의 다양한 경로로 유입되며, 유입원마다 고유한 동위원소 비율을 가지기 때문에 이를 비교하면 수은의 유입원을 구분하고 각각의 비율을 추정할 수 있다.
베링 해협과 추크치해, 보퍼트해 등 북극과 인접한 해역에서 수집한 시료(해양 플랑크톤, 어류, 해수, 퇴적물 포함)를 분석한 결과, 북극 생물체 내에 존재하는 수은 약 70%가 대기에 있던 기체 상태의 수은에서 유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기 중 기체 상태의 수은이 식물과 해염(sea salt) 입자 표면에서 산화되어 해양 생물이 직접 흡수할 수 있는 형태로 전환되어 해수에 공급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의 분석 결과는 북극 생태계에서 수은의 오염 경로가 저위도 지역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저위도 지역에서는 인간의 활동을 통해 수은이 바다로 유입되지만, 북극에서는 이처럼 자연적 과정을 통해서도 수은이 바다로 이동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권세윤 교수는 “수은 유입 경로와 기여도를 정량적으로 제시해 기후 변화로 급변하고 있는 북극 지역에서 수은 농도와 이동을 예측하는 기초 자료로 활용될 것이며, UNEP의 미나마타협약(국제수은협약)의 정책 방향 설정을 위한 가이드라인이 될 것”이라며 이번 연구의 의의를 전했다.
한편,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해양수산부,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DOI: https://doi.org/10.1038/s41467-024-51852-2
1. 안정 동위원소
스스로 방사성 붕괴하지 않는 동위원소로 방사성을 띠지 않은 동위원소를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