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

화학 류순민 교수팀, 2차원 물질로 ‘2배 강한 빛’ 제어한다

2020-12-15 774

[2차원 접합체에서 일어나는 2차 조화파 간섭 규명]

최초의 레이저인 루비(ruby) 레이저가 1960년에 발명된 이후로 빛을 제어하려는 인간의 욕망은 통신, 의료, GPS, 광센서, 광컴퓨터 등 다양한 산업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최근 POSTECH 연구팀이 2차원 물질로 구성된 이종접합체에서 일어나는 비선형 광학 현상을 규명함으로써 빛을 제어하려는 목표에 한발 다가섰다.

비선형 광학 현상은 물질과 빛의 상호 작용에 있어서 2배의 입력이 있을 때, 그에 따른 산출이 단순히 2배의 세기가 아니라 다른 진동수로 나타나는 일을 일컫는다. 이 현상은 전자와 핵이 스프링으로 연결된 진동자라고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스프링을 일정한 주기로 움직이게 되면 전자와 핵의 진동으로 빛이 생성된다. 스프링을 당기는 힘이 작은 경우, 가한 외력과 같은 진동수를 가지는 빛만이 형성되지만, 강한 힘이 주어지면 배수 진동수를 갖는 빛이 생성되기도 한다. 이때 진동수가 두 배인 빛이 생기는 것을 2차 조화파 생성(이하 SHG)*1이라고 한다. 2차 조화파 현상은 점대칭성이 없는 물질에서 일어날 수 있는데, 이황화몰리브덴(molybdenum disulfide, MoS2)이나 이황화텅스텐(tungsten disulfide, WS2)과 같은 2차원 반도체 결정에서 효율이 높다는 사실이 최근 알려졌다.

화학과 류순민 교수와 통합과정 김원택씨 연구팀은 2차원 물질로 구성된 이종접합체(MoS2/WS2)에서 생성된 2차 조화파가 기존 모델로는 설명할 수 없음을 발견하고, 다른 위상을 가진 SHG의 간섭현상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확인했다. 이종접합체의 편광분해 분광학 결과가 타원편광의 SHG 결과를 보여주어 SHG 위상차를 예상했고, 2차 조화파 간섭계**12를 통해 직접 측정한 위상차가 편광 분해 분광학에서 얻은 결과와 정량적으로 일치해 가설을 입증할 수 있었다. 또한, DFT 계산을 통해 해당 결과를 뒷받침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2차원 물질의 SHG 연구는 대부분 세기에만 국한되어 왔지만, SHG 위상을 실측하여 두 물질 사이에 SHG 위상이 차이가 난다는 것을 보여준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이번 연구를 토대로 SHG 위상을 조절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

연구를 주도한 류순민 교수는 “기존 연구는 SHG 세기를 활용해 2차원 시료의 결정방향을 파악하고 외부 자극을 통해 SHG 세기를 조절하는데 치우쳐져 있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2차원 물질의 비선형 광학 현상에 대한 이해를 폭넓게 했을 뿐만 아니라 비선형 분광학 제어 방법에도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연구성과를 활용하면 2차원 물질을 이용해 2배의 진동수를 갖고 위상이 제어된 새로운 광자를 만들 수 있어 비선형 광학 현상 제어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나노과학 분야에서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최신 호에 게재된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와 기초연구실지원사업(2차원 반데르발스 구조체 재료화학 연구실)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1. 2차 조화파 (Second-Harmonic Generation, SHG)
같은 에너지를 가지는 광자 2개가 물질과 상호작용하여 그 에너지의 2배에 해당하는 새로운 광자 하나를 생성하는 비선형 광학 현상

2. 2차 조화파 간섭계
시료의 2차 조화파를 외부의 2차 조화파와 간섭시켜 생성된 간섭 스펙트럼으로부터 시료에서 생성된 2차 조화파의 위상을 측정하는 분광학적 기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