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
‘태풍 발원지’ 웜풀의 팽창 범인, 인간의 ‘지문’ 찾았다
관측에 나타난 인도–태평양 웜풀 팽창(1953-2012)
여름의 상징이기도 한 태풍과 폭우는 인도–태평양에 위치한 지구에서 가장 뜨거운 바다 ‘웜풀(warm pool)’로부터 나온다. 이 웜풀 주변은 엄청난 폭우가 쏟아지며 이를 통해 지구의 대기와 물의 순환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이 웜풀 주변의 국가들은 강한 비와 생태계 파괴로 피해를 입고 있다.
더욱이 이 웜풀이 점차 커지고, 강력해짐에 따라 우리나라로 넘어오는 태풍이나 집중호우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총장 김도연) 환경공학부 민승기 교수팀은 웜풀의 팽창 주범이 인간에 의한 온실가스라는 증거와 함께 이 웜풀의 팽창이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 호주 등의 폭우나 태풍의 변화를 유도한다는 연구결과를 밝혀내 사이언스의 자매지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지를 통해 발표했다.
지금까지 온실가스의 증가는 해수면의 온도와 높이를 상승시킨다는 연구결과는 있었지만, 이 웜풀의 변화에 관여한다는 증거를 제시한 것은 이 연구가 처음이다.
연구팀은 1950년대 이후 발생한 인도–태평양의 웜풀 변화에 미치는 인위적, 자연적 요인을 분석했다.용의자의 지문을 일반인들의 지문과 대조하여 범인을 찾아내듯, 여러 변수를 기반으로(다중선형회귀)
관측한 패턴을 모델 패턴과 비교해 원인을 밝혀내는 ‘최적지문법(optimal fingerprinting technique)’을 이용한 연구팀은 인간의 활동에 의해 만들어진 온실가스가 인도–태평양 지역의 웜풀 팽창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밝혀내는데 성공했다.
이러한 분석은 과거의 기후 변화를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온실가스의 증가에 따른 기후 변화 전망의 신뢰도를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더욱이, 이 웜풀이 인도양과 태평양 중 어떤 해역으로 팽창하는가에 따라 우리나라가 속한 동아시아,
서인도양, 혹은 호주까지 태풍이나 폭우 등의 기후 변화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큰 관심이 필요하다.
연구를 주도한 POSTECH 민승기 교수는 “온실가스 증가에 따른 웜풀의 팽창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러한 인위적인 팽창은 인도양과 태평양 해역에서 비대칭적인 패턴으로 일어날 수 있고,피해를 입힐 수 있는 강수나 태풍과도 연관이 있어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의 브레인풀사업, 기상청의 기상See-At기술개발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