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CHIAN Today
지금, 미래의 교육을 만들고 있습니다
POSTECH은 고유의 창업생태계를 조성하여 캠퍼스 창업 활성화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를 넘어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APGC-Lab을 지난해 개소하였다. 또한, 올해 초 POSTECH 융합연구와 교육의 중추인 C5(Creative·Collaborative·Cultivating·Convergence·Center) 의 준공식과 함께 지역 주도의 창조경제 실현과 창조도시 포항의 새로운 발전전략인 포스코포항창조경제센터 개소식을 함께 개최 하였다.
멀게만 느껴지던 창업이 POSTECH 캠퍼스 안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와중에 독창적인 수학 컨텐츠로 뉴욕시교육청(NYC Department of Education)이 주최한 ‘NYC Schools Gap App Challenge‘에서 1등상을 수상한 KnowRe가 미국시장에서 먼저 주목 받고 있다. 공동창업자인 김서준 동문을 만나 창업을 하기까지의 과정과 POSTECHIAN 후배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안녕하세요! 바쁘신 와중에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미 POSTECHIAN들 사이에서는 유명인사시지만 POSTECH Webzine을 통해서 더 많은 분들께 김서준 동문을 소개하려 합니다. 김서준 동문께서는 원래 창업에 관심이 많으셨나요? 언제부터 창업을 하기로 마음먹으셨고,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A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제가 그렇게 유명인사였나요?(웃음)
저는 학창시절부터 창업에 관심이 있었어요. 서울과학고에서 공부하며 순수과학 분야에서 매우 뛰어난 재능을 가진 친구들을 만났는데, 오히려 이렇게 뛰어난 친구들과 경쟁하기보다는 상대적으로 제 강점인 창의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커리어를 찾는게 낫겠다고 생각했던 게 그 시작이었죠. 고등학교 때창의력경진대회에서 입상하며 더욱 그런 생각을 하던 중, 어느 날 빌게이츠의 저서인 생각의속도를 읽고 대규모 자본이 있어야만 사업을 할 수 있다는 편견이 깨졌어요. ‘나도 컴퓨터를 공부하고 아이디어를 접목시키면 저렇게 멋있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정도의 상상을 하며 프로그래밍을 배우기 위해 POSTECH 컴퓨터공학과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창업에 대한 청사진을 명확하게 가지고 있던 것은 아니었어요. 기술 응용하여 부가가치를 창출 할 수 있는 일이 재미있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것이었는데,아무튼 POSTECH에서 배운 지식을 어떻게 사회에서 활용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늘 고민이 많았아요. 그러다 4학년 1학기를 마치고 휴학하여 썬마이크로시스템즈(외국계 IT회사)에서 6개월의 인턴십을 했고, 연달아 현재는 인텔에 인수된 올라웍스(스타트업) 창업팀에서 3개월 인턴을 경험하면서 저에게는 작은 조직이 더 잘맞는다는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학교로 복학해서는 경영전략연구회(MSSA)에 가입하여 저와 비슷한 커리어 고민을 하던 친구들을 다수 만났는데, 이들과 활동했던 2년동안 전략과 마케팅 계획을 수립했던 경험들은 이후 창업을 하는 과정에서 큰 자산이 되었죠. Q POSTECH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시고 KnowRe를 창업하기지 전에 서울 대치동에서 수학 컨설팅 및 수학학원을 운영하셨고 수학교재도 출판하셨는데요. 흔치 않은 케이스인데 어떤 연유로 그런 선택을 하셨는지요?
A 처음부터 지금의 KnowRe를 만드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지는 않았어요. 다만 저희 창업팀은 디지털기술이 세상을 끊임없이 변화시키고 있지만, 유독 교육분야에서는 혁신적인 IT 서비스가 없다는 점에 명확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의미 있는 디지털 교육컨텐츠를 잘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있었죠. 하지만 수학컨텐츠가 몇달 밤을 샌다고 뚝딱 만들어지는것은 아니잖아요? 저희가 원하는 방대한 분량의 교육 컨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매우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죠. 결국 저희가 원하는 사업은 적어도 몇년의 준비와 어느정도의 자금력이 필요한 비즈니스였기에, 먼저 오프라인에서 경험을 쌓으며 학습모델과 교재부터 만들기로 결정했어요. 그렇게해서 수학컨설팅, 수학학원 운영, 학습서 출판, 수학교재집필 등을 차례로 시작하게 되었죠.
Q KnowRe는 미국에서 먼저 출시되어 좋은 반응을 얻었는데요. 어떻게 미국시장에 먼저 진출하시기로 하셨나요?
A 2012년 KnowRe를 법인화시킬 무렵 타깃 시장을 놓고 고민이 많았어요.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국내 사교육시장은 빈틈없이 다양한 교육회사들이 가득 채우고있어서 이미 포화상태였거든요. 그래서 한국보다는 공교육의 비중이 크고, 온라인과 면대면(Face-to-Face)이 합쳐진 혼합형 학습 (Blended Learning)이 활성화된 미국시장에 진출하여 태블릿이나 PC를이용하여 디지털교육서비스를 제공해야겠다고 결심했죠. 창업팀에 미국에서 공부했던 사람 한 명 없던 상황에서 정말 무모한 결정이었던것 같습니다.
Q 김서준 동문처럼 미국시장에서 창업을 하고 싶어하는 POSTECHIAN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조언 부탁 드립니다.
A 사람은 딱 경험한만큼만 느끼고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우리학교 학생들이 포항이라는 물리적 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나, 보다 폭넓게 생각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래요. 창업을 꿈꾸는 후배들이라면 더 말할 필요도 없고요. 꼭 실리콘밸리는 아니더라도, 가능한 어린 나이에 최소한 서울의 창업생태계에서 활동하는 창업가와 투자자 등을 만나보라고 조언해주고 싶어요.
미국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미국에 가봐야 하겠죠. 현지시장을 모르고 그 나라에 진출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서 학부생때는 기회가 닿는대로 열심히 해외에 나가 경험을 쌓으면 좋을것 같아요. 또한 반드시 공동창업자중에 미국인을 영입하여 현지시장을 공략하라고 조언해주고 싶어요. 저희는 2012년에 엔젤투자를 받았는데요, 당시 우연한 기회로 투자를 했던 한분이 월스트리트에서 활동하던 분이었고, 그 분의 소개로 현재 미국 비즈니스를 총괄하고 있는 데이빗 주를 공동창업자로 합류시킬 수 있었어요. Q 학창시절에 김서준 동문은 어떤 학생이었나요? POSTECH에서의 교육과정이 현재의 커리어에 어떤 도움이 되었는지 말씀 부탁 드립니다.
A 대학교 2학년까지는 스틸러밴드활동을 하면서 그저 신나게 놀았는데, 어느날 문득 ‘내가 POSTECH에 진학했다는 이유만으로 너무 안주하고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주변을 둘러보니 저 뿐만이 아니라 많은 친구들이 커리어 고민없이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는것처럼 보였죠. 그때부터 ‘내가 정말 하고 싶어하는 일이 무엇일까,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에 대한 고민과 함께 현실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지내왔어요. 저는 세상에 의미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고, 이막막한 꿈을 현실화 시킬 방법을 찾는 게 가장 큰 숙제였습니다. 전공수업보다는 앞서 말씀드린 경영전략연구회에서 만났던,저와 비슷한 불안과 고민을 갖고 있던 친구들과의 교류가 가장 직접적인 도움이 되었어요. 한편으로는 서울과학고 12기대표로 활동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배들을 만났던 것도 큰 힘이 되었죠. 아무래도 같은 과학고 출신으로 공학전공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선배들을 만나다 보니 제 미래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상상해볼수있었고, 학교밖의 상황에 대해서도 틀을 깨서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됐어요. 늘 어렵고 힘든 과제가 주어지는 POSTECH의 교육과정은 모든 학생들에게 큰 도전이었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런단계를 하나씩 뛰어넘으며 점차 자신감이 쌓였던 게 아니었나 싶어요. 대학에서 배운 지식들은 비록 실무에서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지만,전공수업에서 학습한 패러다임은 어떠한 문제를 만나더라도 접근 방법을 제시해 주었던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POSTECHIAN 후배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씀 부탁 드립니다.
A 학창시절이 끝나기 전에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해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인턴경험을 하며 만났던 저의 롤모델인 올라웍스 공동창업자인 류중희 선배가 없었다면 지금의 저도 없었을 거예요. 늘 여러분들의 활동반경을 포항이 아닌 세계로 생각하세요. 넓은 세상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과 교류를 통해 미래의 자신을 상상하다 보면, 하루하루를 즐겁게 설계해 나갈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