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 기술의 발달과 함께 사회 모든 분야가 디지털로 전환하면서 각종 데이터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전통적 분야로 여겨졌던 제조현장에서도 각종 작업 환경에서 쏟아져 나오는 빅데이터가 화두다. 단순히 물건을 만들어내는 공정뿐 아니라 자재의 도입, 운송, 보관, 투입에 이르기까지 데이터를 분석하고 새로운 활용법을 만들면 제조업에서도 혁신이 가능하리란 기대다.

조현보 산업경영공학과 교수가 이끄는 IDEA 연구실은 현장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활용한 인공지능(AI)을 개발해 현장 품질과 생산성을 최적화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생산현장의 기계에서는 기계의 온도나 전류부터 작업자의 업무에 이르기까지 각종 데이터가 쏟아져 나온다. 연구실은 이를 모아서 기업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를 AI로 정확히 짚어내 준다.

연구실은 산업 현장에서 문제를 찾고, 현장의 데이터를 모아 AI를 만든 후 검증도 현장에서 하는 현장 중심 연구를 강조한다. 조 교수는 “학생들에게 탁상공론을 절대 못하게 한다”며 “교과서에서 배웠던 이론이나 내용은 현장에서 잘 맞지 않는 만큼 현장에서 많은 경험을 하게 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예가 LG전자와 함께 진행중인 디지털 전환 연구다. LG전자가 고객 주문을 맞추기 위한 생산계획을 만들 때 계획의 정확도가 떨어지는 경우를 빠르게 감지해 생산계획을 고쳐주는 AI를 만들고 있다. 생산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AI가 잘못된 계획을 미리 감지해 보고하게 된다. LG 생산기술연구소와 함께 연구를 진행하며 제조진흥화공동연구실 타이틀을 부여받기도 했다.

현장의 필요는 즉각 새로운 연구로 이어진다. 기계 가공기업과 협업할 때는 공구의 마모 여부를 AI로 빠르게 감지해 생산성과 품질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화장품을 유튜브에서 홍보하는 스타트업과는 유튜브 영상의 시청 비율을 분석해 어떤 시간대에 어떤 화장 부위를 많이 검색하는지를 찾는 AI를 개발해 제공하기도 했다.

IDEA 연구실의 학생들은 입학 4년 차에 반드시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로 유학을 간다. 미국의 선진 AI 기술을 빠르게 습득하게 하기 위해서다. 조 교수는 “미국과 협력을 통해 진보된 AI를 빠르게 습득하는 한편 우리도 현장에서 얻은 경험을 전수하는 ‘윈윈’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