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

물리 이현우 교수팀, 전원 꺼져도 안 지워지는 고속 메모리 가능해진다

2020-12-08 676

[POSTECH-서울대 공동연구팀, 고속 메모리의 에너지 효율 문제 해결 방안 발견]

개인용 컴퓨터에 들어 있는 SRAM, DRAM은 높은 속도로 동작이 가능하지만 전원이 꺼지는 순간 모든 정보를 잃어버린다. 반면, 전원이 꺼져도 정보가 유지되는 정보저장 장치들은 동작 속도가 느리다. 이런 장치들 중 비교적 빨라서 각광 받는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도, 핵심 소자인 Flash RAM의 동작 속도는 SRAM, DRAM보다 수십 배 이상 느리다. 차세대 메모리로 주목받는 자기(磁氣) 메모리(Magnetic RAM, MRAM)는 전원이 꺼져도 정보가 유지되면서도 SRAM, DRAM과 대등한 동작 속도를 낼 수 있어 많은 메모리 업체에서 연구가 진행 중이다. 그런데 자기 메모리에 정보 기록을 위해서는 전력이 많이 소모된다는 문제가 있어 이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이 자기 메모리 연구의 주요 목표이다. 국내 공동연구팀이 자기메모리의 전력 소모를 낮추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냈다.

물리학과 이현우 교수와 서울대(총장 오세정) 물리천문학부 박제근 교수, 장 카이쎈 (Zhang, Kaixuan) 박사 공동연구팀은 2차원 반데르발스 물질*1인 Fe3GeTe2에 전류를 걸면 이 물질이 강자성 물질에서 연자성 물질로 바뀐다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이용해 자기메모리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방법을 제안했다.

연자성 물질은 자석의 N극과 S극 방향이 쉽게 뒤바뀌는 자석 물질로서, 자석의 N극과 S극이 어느 방향을 가리키는지를 이용해 정보를 저장하는 자기 메모리에 연자성 물질을 사용하면 낮은 에너지로도 N극과 S극의 방향을 쉽게 바꿀 수 있어 정보를 쉽게 쓸 수 있고 에너지 효율이 높아진다. 그러나 연자성 물질은 자기장에 살짝만 노출되어도 N극과 S극 방향이 쉽게 바뀌기 때문에, 자기메모리를 연자성 물질로 만들 경우 정보를 안정적으로 오래 저장할 수 없다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자기메모리에 대한 기존 연구는 모두, N극과 S극 방향이 쉽게 바뀌지 않는 강자성 물질을 사용해 이루어져 왔다. 단 이 경우 N극과 S극의 방향이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에 정보를 기록하기 위해서는 강한 자극을 주어야 하고 이로 인해 에너지 효율이 낮아지는 문제가 생긴다.

POSTECH-서울대 공동연구팀에 의하면, Fe3GeTe2는 강자성 물질로서 N극과 S극 정보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데 새로운 정보를 쓰려고 할 때만 Fe3GeTe2를 연자성 물질로 바뀔 수 있고 이 성질을 이용하면 정보 저장의 안정성과 정보 저장의 에너지 효율을 동시에 높이는 것이 가능하다.

이현우 교수는 “Fe3GeTe2에 전류를 걸면 특이한 형태의 스핀-궤도 토크가 생겨나면서 Fe3GeTe2가 강자성 물질에서 연자성 물질로 바뀐다”며 “이 성질을 이용하면 정보 저장 안정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자기메모리의 에너지 효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박제근 교수는 “작은 전력으로 빠르게 자료를 처리하고, 전원이 꺼져도 정보가 지워지지 않는 저전력 고속 비휘발성 메모리 실현에 한발 다가섰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최근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트 머터리얼스(Advanced Materials)’에 발표된 이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과 한국연구재단 리더프로그램의 지원을 통해 수행됐다.
 


1. 2차원 반데르발스 물질
그래핀처럼 층 사이가 반데르발스 결합으로 불리는 약한 전기적 인력으로 묶여 있어 얇은 원자층으로 분리할 수 있는 물질로, 1차원(선)이나 3차원(입체)에서 나타나지 않는 전자 상호작용으로 독특한 물리적 특성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