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CHIAN Today
윤은영 컴퓨터공학과 교수, C 프로그래밍 언어로 세우는 인생계획
// my_dream.c
#include
int main (void) // 꼭 필요한 main 함수랍니다.
{// printf는 모니터로 출력을 도와주는 함수예요.
printf("나는 O년 후에 OO 대학 대학생이 되어 있을 것이다.n“);
printf("나는 O년 후에 OO 하는 교수가 되어 있을 것이다.n“);
printf("나는 O년 후에 OO 가 되어 있을 것이다.n“);
printf("나는 O년 후에 학생들이 꿈을 이룰 수 있게 도와주는 꿈의 멘
토가 되어 있을 것이다.n“);
:
:
return 0; // 이 프로그램은 성공적으로 끝났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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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영 교수의 C프로그래밍 언어로 세우는 5년 단위 인생계획 과제 예시)
컴퓨터공학과 윤은영 교수의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라면 누구나 ‘5년 단위로 인생계획을 세워 C 프로그래밍 언어로 작성 할 것’을 첫 번째 과제로 받는다. 이 과제를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진로와 목표에 대해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진지하게 인생계획을 세울 기회를 갖는다. 이런 특별한 과제로 학생들에게 좋은 멘토 역할을 하고 있는 윤은영 교수를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Q 안녕하세요! 바쁘신 와중에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먼저 간단한 교수님 소개 부탁 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몇몇 곳에서 인터뷰 요청을 받고 고사했지만 CT Camp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우리 학생들 자랑이 하고 싶어 인터뷰를 하게 되었습니다.(CT Camp 관련 기사 및 영상 보기 링크)
저는 숙명여자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지금도 그렇지만 네트워크가 활성화되기 시작했던 예전에도 이슈였던 컴퓨터과학 분산시스템을 전공했습니다.
Q 교수님께서 이공계 분야로 진로를 결정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요?
A 중고등학교 재학시절 요즘은 거의 볼 수 없지만 당시에는 많았던 컴퓨터학원을 길을 걷다가 우연히 보고 호기심이 생겨 직접 등록했습니다. 선생님께서 칠판에 적어주신 ‘dir’ 명령어를 타이핑해서 명령을 내리면 컴퓨터가 반응하는 것이 정말 신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명령어를 배운 뒤 GW 베이식프로그래밍에 대해 배워 계산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지만 ‘이런 건 집에 있는 계산기로도 가능한데 왜 굳이 이렇게 해야 하지?’라는 의문이 생겼습니다. 당시에는 컴퓨터가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얘기가 많았고 명령어를 입력하면 컴퓨터가 반응하는 것이 신기해 계속 컴퓨터를 배우긴 했지만 제 호기심을 크게 충족시켜 주지는 못했습니다.
대학 진학 전에 LG전자에서 마케팅 및 전산관련 업무를 했는데 이미 만들어진 프로그램에 Data를 입력하는 업무보다, 실무자들이 사용하기 쉽고 효율성이 높은 프로그램을 스스로 기획하여 만들고 싶었습니다. ‘실사용자들에게 편리하며 효율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싶다’가 동기가 되어 이공계 분야로 제 진로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Q 이공계 분야에서 여성으로 활동하시면서 힘드셨던 점은 없으셨나요?
A 여성이라 특별히 어려웠던 점은 거의 없었고 저는 오히려 여성이라 혜택을 많이 받은 것 같습니다. 저희 컴퓨터공학과에서 제가 의견을 말씀 드리면 다른 교수님들께서 좀 더 귀 기울여 들어 주시고 많이 배려해 주십니다. 또, 여성의 강점인 섬세함을 살려 학생들을 세심하게 지도해 줄 수 있고, 학생들의 원하는 것을 파악해 교육에 반영하는 등 힘든 점 보다는 오히려 좋은 점이 더 많습니다.
Q POSTECH에 부임하시게 된 계기와 첫인상에 대해 말씀 부탁 드립니다.
A 미국에서 방문교수로 재직 후 한국에 돌아와 학생들에게 프로그래밍언어, C언어 등을 가르칠 교수를 초빙한다는 POSTECH의 초빙공고를 보게 되었습니다. 초빙공고를 보고 바로 ‘내 자리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제가 C언어를 너무 어렵게 공부해서 교수가 된 후 어려운 C언어를 학생들에게 쉽게 가르치려고 많이 고민하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연세대학교에서의 오랜 교육 경험이 용기와 자신감을 주었습니다.
물론 연고도 없는 포항에 간다는 것에 대한 불안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면접을 위해 처음 POSTECH 캠퍼스를 방문했을 때 만나 뵌 따뜻한 교수님 덕분에 제가 했던 걱정들이 모두 기우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면접을 위해 대기실에 있을 때 강교철 교수님께서 들어오셔서 대학 설립 목적, 학과소개, 그리고 외지에서 포항에 왔을 때의 경험 등을 편안하게 말씀해주셨습니다. 저 역시 친한 은사님께 말씀 드리듯이 저에 대해 솔직히 말씀 드렸고요. 이런 가족적인 분위기와 소수정예 연구중심대학인 POSTECH에서만 가능한 학생 한 명 한 명을 세심하게 지도해주시는 교수님들의 모습을 보며 꼭 POSTECH에 부임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부임 후 강의시간에 눈을 빛내며 제 말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수업을 듣는 학생들을 보며 제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Q 혹시 특별히 기억에 남는 학생이 있으신지요?
A 저는 2013년에 POSTECH에 부임했는데요. 그때부터 가르친 학생들은 모두 제 자식 같고 기억에 남습니다. 그 중에서 한 명을 꼽는다면 저에게 상담을 받은 학생이 기억 납니다. 그 학생은 고등학교 때 최상위권도 아니었고, 자신뿐만 아니라 ‘네가 어떻게 POSTECH에 입학했지?’ 라는 주위 반응에 적응하기 힘들어 했습니다. 예전에는 열등감을 느꼈던 그 학생이 제가 과제로 준 OOP(Object Oriented Programming 또는 객체 지향 프로그래밍) 프로젝트를 조원들과 진행하는 과정에서 스스로가 많이 발전했다는 것을 느꼈다고 합니다. 자신은 컴퓨터공학과 어울리지 않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고민했던 그 학생이 이 경험을 통해 동기부여가 되어 처음으로 컴퓨터공학에 흥미를 느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정말 뿌듯하고 자랑스러웠습니다.
자랑스러운 우리학생들 얘기를 하자면 CT Camp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우리 학생들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요. 올해 컴퓨터공학과에서 CT Camp 개최를 결정하고 고등학생들로부터 참가 신청을 받았는데 약 540명이 신청했습니다. 애초에는 40명만 선발하려고 했지만 신청자가 생각보다 너무 많아 80명을 선발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CT Camp를 시작하기 전에 우리 컴퓨터공학과 학생들에게 “여러분도 고등학교 때 진로문제로 많이 고민했죠? 여러분과 같은 고민을 하는 고등학생들이 이번 캠프에 많이 참가할거예요. 여러분이 해야 하는 일은 그 학생들이 열정과 꿈을 갖게 해주는 것 입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우리 학생들은 몇 달에 거쳐 컴퓨터공학과 교수님들과 회의를 하며 스스로 아이디어를 내서 CT Camp를 기획했고 성공적으로 개최하였습니다.
Q 교수님께서는 학생들에게 좋은 멘토의 역할을 하고 계시는데요. 교수님께서는 멘토가 있으신지요? 있으시다면 교수님께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요?
A 예, 저에게도 저의 진로 결정에 도움을 주신 멘토가 있습니다.제가 박사과정 진학으로 고민하고 있을 때 저의 멘토이신 은사님께서 저에게 이런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다른 것은 Mr.나 Ms.와 같은 성별이 있지만 Dr.는 성별과 상관없이 그 분야에서 스스로 연구하고 스스로 뭔가를 할 수 있는 자격을 준다는 뜻 입니다. 저는 윤은영 학생(당시에는)이 박사과정에 진학하여 자신의 분야의 최고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 말씀이 계기가 되어 지금의 제가 있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해주시고 싶은 말씀 부탁 드립니다.
A 저는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혼자 여행을 다녀오라고 조언해 줍니다. 학생들은 혼자만의 특별한 여행을 통해 5년 10년후의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고 미래에 무엇을 하고 싶은지 진지하게 고민할 기회를 갖습니다. 단지 자신들의 미래뿐만 아니라 부모님께서 해주신 것과 비교하며 언제 결혼을 할 것이고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언제까지 경제활동을 해야 하는지 등 아주 구체적으로 고민을 해보라고 권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학생이 단지 자신의 미래만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님, 친구 등 주위 사람들에 대해 돌아볼 기회를 갖고 구체적으로 자신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