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
신소재 이동화 교수팀, “태양이 싫어” 햇빛 알아서 피하는 똑똑한 창문 나온다
[신개념 스마트 윈도우용 신소재 개발]
햇볕이 쨍하게 내리쬐는 날에는 유리창이 어두워지고, 흐린 날에는 알아서 밝아지는 창문이 있다면 어떨까. 커튼이나 블라인드도 필요 없고, 조명을 따로 조절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이런 ‘똑똑한 창문’은 꾸준하게 연구되고 있지만, 실제 사용되기에는 기술적인 한계가 있다. 최근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총장 김무환) 연구팀이 햇빛이 투과하는 양을 직접 조절할 수 있는 신소재를 발견했다.
신소재공학과 이동화 교수, 이준호 박사 연구팀이 제일원리(First-principles) 계산을 사용해 구리(Cu)를 바탕으로 하는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이 상전이 온도의 조절이 쉬우면서, 저온에서 높은 광(光) 투과율을 가지는 신소재로 사용될 수 있음을 제시했다. 이 연구성과는 화학 분야 권위지인 미국 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최근 게재됐다.
스마트 윈도우는 외부 온도에 따라 광 투과율이 자발적으로 조절돼 건물의 냉난방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친환경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금속-절연체 상전이 물질은 이러한 기술에 적합한 물질로, 높은 온도에서는 금속(낮은 투과율)으로, 낮은 온도에서는 절연체(높은 투과율)로 존재하는 물질이다.
지금까지 스마트 윈도우용으로 사용하는 이산화바나듐(VO2)의 경우, 상전이 온도가 너무 높고, 절연체 상태에서의 광 투과율이 너무 낮아 에너지 절감효율이 낮은 단점이 있다. 즉, 스마트 윈도우에서는 상온에서 상전이가 발생해야 하므로 비교적 낮은 밴드 갭(band gap)*1이 필요하지만, 낮은 밴드 갭은 저온에서 광 투과율을 감소시킨다는 모순이 존재한다.
이에 연구팀은 스핀이 분극된 밴드 갭(spin-polarized band gap)을 가지는 물질은 선택 규칙(selection rule)에 의해 광 투과율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이 경우 기존 소재의 모순점을 해결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이를 검증하기 위해 제일원리 계산을 통해 연구를 수행했다.
계산 결과, 구리 기반 층상 할라이드 페로브스카이트가 스핀 분극된 밴드 갭을 가지고 있고, 이러한 밴드 갭은 광 투과율에 어떠한 악영향도 주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스핀 분극된 밴드 갭은 원소의 치환이나, 외부 응력에 의해 손쉽게 조절이 될 수 있음을 추가적으로 확인하고, 이 물질의 상전이 온도 조절이 쉽게 가능하다는 것을 검증했다.
이번 연구는 스핀 분극 밴드 갭이 스핀 선택 규칙으로 인해 태양에너지 투과효율을 감소시키지는 않지만, 금속-절연체 전환온도는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음을 밝히며 스마트 윈도우용 소재로 제안한 최초의 연구이다.
이동화 교수는 “일반적인 밴드 갭을 갖는 물질은 상전이 온도는 낮추고, 투과효율은 높여야 하는 스마트 윈도우의 조건을 동시에 만족시키기 힘들었다”며, “이번에 개발된 신물질은 기존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 기후변화대응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1. 밴드 갭(band gap)
반도체와 절연체에서, 가전자대와 전도대 간에 있는 전자상태 밀도가 제로가 되는 에너지 영역. 전자의 전이가 허용되지 않는 구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