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

기계·화공 노준석 교수-전자 정윤영 교수 공동연구팀, 뇌구조 모방한 전자소자로 “팔색조 컬러” 구현

2020-09-01 624

[구조색 가변형 컬러필터 개발]

구조색 기술은 염료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색이 바래지 않고, 외부의 강한 광원 없이 저전력 디스플레이를 가능하게 하는 미래 디스플레이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구조색 기술의 단점은 소자를 한 번 제작하고 나면, 그 특성을 바꿀 수가 없어서 재현할 수 있는 색이 고정된다는 단점이 있었다. 최근 POSTECH 연구팀이 인간의 뇌 구조를 모방해 만든 반도체 칩을 활용해 염료를 사용하지 않고 팔색조 컬러를 구현해냈다.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 노준석 교수, 기계공학과 통합과정 김인기씨 연구팀은 전자전기공학과 정윤영 교수, 석사과정 윤주영씨 연구팀과 함께 산화물 반도체에 일종인 IGZO (Indium-Gallium-Zinc-Oxide)*1를 이용해 구조색을 임의로 변경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특히, IGZO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뉴로모픽*2 전자소자에도 활발히 이용되고 있는 물질로서, 이를 나노광학 분야에 접목시킨 첫 연구이다.

IGZO는 수소 플라즈마 처리 공정을 거쳐 층 안에 전자 농도를 임의로 조절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가시광선 전 영역에서 굴절률을 조절할 수 있다. 또한, 가시광선 영역에서 흡광 계수(extinction coefficient)는 거의 0에 근접하기 때문에 빛 손실이 극히 적어 매우 선명한 색을 투과시킬 수 있는 투과 형태의 가변형 컬러필터를 구현할 수 있음을 나노광학 시뮬레이션 및 실험을 통해 검증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IGZO 기반의 컬러필터 기술은 4층의 멀티레이어(Ag-IGZO-SiO2-Ag)로 구성되어 있으며, 파브리-페로(Fabry-Perot) 공진*3 특성을 이용해 선명한 색을 투과시킬 수 있다. IGZO 층의 전하 농도가 증가할수록 굴절률이 감소하고, 이는 선택적으로 투과되는 빛의 공명 특성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을 실험적으로 확인했다.

이러한 설계 방식은 대면적 디스플레이용 컬러필터에 접목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마이크로(10-6, 100만분의 1) 또는 나노(10-9, 10억 분의 1) 사이즈의 컬러프린팅 기술에도 접목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를 검증하기 위해 마이크로미터(μm, 1m의 100만분의 1) 사이즈의 픽셀 크기를 갖는 컬러프린팅 기술을 구현했다.

그 결과, IGZO 층의 전하 농도에 따라 센티미터 또는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컬러픽셀에서 나오는 색을 임의로 조절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그리고 기존의 다른 전고체 (all solid-state) 가변형 재료들(예를 들어, WO3 또는 GdOx)에 비해 전자 농도를 통해 굴절률을 변화시키기 때문에 더욱 안정적으로 그리고 빠르게 구조색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노준석 교수는 “이 연구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나 뉴로모픽 전자 소자 등에 활용되고 있는 차세대 산화물 반도체인 IGZO를 나노광학 구조색 디스플레이 기술에 적용한 첫 사례”라며 “전하농도를 조절함에 따라 투과되는 빛을 임의로 걸러낼 수 있는 이 기술은 차세대 저전력 반사형 디스플레이, 위변조 방지 디스플레이 기술 등에 접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국제 권위지 ‘포토닉스 리서치(Photonics Research)’ 1일자에 발표됐으며,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센터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1. IGZO(Indium-Gallium-Zinc-Oxide 산화물 반도체)
인듐(Indium), 갈륨(Gallium), 아연(Zinc), 산소(Oxide)로 구성된 디스플레이 패널

2. 뉴로모픽(Neuromorphic)
인간의 뇌 구조를 모방해 만든 반도체 칩으로 대용량 데이터를 병렬 처리해 적은 전력으로도 복잡한 연산, 추론, 학습 등이 가능하다.

3. 파브리-페로(Fabry-Perot) 공진
여러 파장이 필터에 입사되면 특정 공간에서 다중간섭현상을 발생시켜 특정한 파장만 투과시키고, 다른 파장들은 반사함으로써 원하는 데이터만 선별하게 된다.